베니션 블라인드의 가로 살과 빛. 양혜규 디아 비컨 개인전 기사 자료사진(전시 사진 아님)

양혜규, 디아 비컨 두 층에 무엇 걸었나…윤이상 〈Images〉

양혜규 개인전 《Through》가 10월 10일 미국 뉴욕주 비컨의 디아 비컨(3 Beekman Street)에서 개막해 열리고 있다. 디아 미술재단에 따르면 한 작가가 디아 비컨 두 층에 걸친 여러 전시실을 엮는 신작 커미션을 구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층에는 어둡게 드리운 베니션 블라인드가, 아래층에는 기둥에 맞춘 수직 금속 루버가 놓였다. 전시 전반에는 작곡가 윤이상의 〈Images〉(1968)를 변주한 요소가 들어갔다.

1층 블라인드와 아래층 금속 루버…오행으로 짠 방위

디아는 이 작업이 건물이 지닌 장소의 이중성, 곧 빛과 어둠, 매달림과 지하의 대비를 다룬다고 밝혔다. 바탕에는 고대 중국 철학인 오행 사상(五行思想)이 깔려 있다. 목·화·토·금·수 다섯 기운으로 세계를 읽는 사유다. 디아에 따르면 작가는 오행을 빌려 건물의 기본 방위축을 다루고 동아시아 전통이 방위마다 연상해 온 색을 공간의 지도처럼 펼쳤다.

베니션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빛. 전시 설명과 무관한 자료사진
베니션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빛. 전시 설명과 무관한 자료사진 (Pixabay)

디아는 이 구성을 분리돼 있으면서도 통합된 여러 작품이 양쪽 층에 걸쳐 놓인 것으로 소개했다. 아래층에는 루버 외에도 여러 동적 요소가 있다. 미니멀리즘의 단위 기반 기하학과 포스트미니멀리즘의 유동적 형태를 함께 “보완하고 도전”한다는 것도 디아의 설명이다.

디아에 따르면 윤이상은 아방가르드 작곡가이자 정치 운동가다. 작가는 그의 〈Images〉(1968)를 전시 전반에서 다양하게 변형했고, 고대의 존재를 현대 매체로 구현하는 윤이상의 접근에 호응했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에서 1999년 석사(MFA) 학위를 받은 양혜규는 서울과 베를린에 거주한다. 국제갤러리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시작한 서베이전 《윤년》은 로테르담 쿤스트할과 취리히 미그로스 미술관으로 이어졌다.

양혜규는 올해 LA 현대미술관(MOCA) 개인전 《양혜규: 엇갈린 랑데부》(2월 24일~8월 2일, 국제갤러리 발표)에서도 윤이상의 1977년 이중 협주곡에서 출발한 작품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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