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CMA)이 10월 11일(현지시간) 특별전 「지옥의 시왕: 중세 한국의 사후 세계」를 열었다. 14세기 고려에서 만든 시왕도 걸개그림 10폭이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걸렸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력해 마련했고 2027년 1월 3일까지 이어진다.
미술관 전시 페이지에 따르면 출품작은 한국·일본·미국·영국의 공공·개인 소장처에서 온 100여 점이다. 전시장은 죽음, 저승의 심판, 불교 극락으로 가는 영혼의 여정 세 구역으로 나뉜다. 기획을 맡은 임수아 CMA 한국미술 큐레이터는 보도자료에서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여러 문화·종교 전통에 공통적이라며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존재가 이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특별전시실에서 여는 유료 전시다.
여섯 곳에 흩어진 10폭, 군마에서 다시 찾은 셋째 폭 송제왕
폭
소장처
1폭
하버드대 미술관
2·6·7폭
호놀룰루미술관
3폭
군마현립근대미술관(일본)
4폭
클리블랜드미술관
5·8·10폭
국립중앙박물관
9폭
덴버미술관
자료: 클리블랜드미술관 큐레이터 기고 (2026년 8월 31일)
10폭 가운데 국내에 있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10년 구입한 다섯째 염라왕, 여덟째 평등왕, 열째 오도전륜왕 3폭이다. 나머지 7폭은 미국과 일본에 있다. 이 세트는 일본·한국 미술 거래상이자 수집가인 해리 G. C. 패커드(1914~1991)의 이름을 따 옛 패커드 세트로 불린다. 패커드가 세상을 떠난 뒤인 1992년 크리스티 경매에 4·5·8·10폭이 나왔고, 뉴욕의 한국미술 거래상 조지프 P. 캐럴이 일괄 매입했다. 이 가운데 4폭은 2019년 CMA 소장품이 됐다.
CMA 보도자료에 따르면 셋째 폭 송제왕은 50년 넘게 행방을 알 수 없다가 최근 일본 군마현립근대미술관에서 재발견됐다. 함께 나온 일본 미술사학자 와키모토 라쿠시켄(1883~1963)의 메모에는 이 세트가 나고야의 한 불교 사찰에 보관되다가 메이지 정부의 불교 억압 정책 여파로 절이 재정난을 겪던 1800년대 후반 매각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10폭이 모두 걸리는 기간은 길지 않다. 전시는 12월 1일(화) 작품 교체를 위해 휴관하고, 셋째 폭은 11월까지만 걸린다. 그 자리에는 2025년 맥아더 펠로인 갈라 포라스-김이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든 〈셋째 시왕 잔상〉이 들어서고, 나라국립박물관 소장 중국 남송대 시왕도 세트도 새로 걸린다. 아니카 이, 박찬경, 서도호의 현대미술 작품도 함께 나온다.
관련 국제 심포지엄 「실크로드 위 ‘시왕’의 부상」은 11월 20~21일 열린다. 참가는 무료이며 예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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