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5개국 37개 은행이 만든 키발리스(Qivalis)가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으로부터 전자화폐기관(EMI) 인가를 받았다. 회사는 14일 보도자료에서 유로 표시 스테이블코인인 전자화폐토큰(EMT)을 발행할 자격이 생겼다고 밝혔다. 다만 발행은 EU 암호자산시장법(MiCA)이 요구하는 백서 공시 등을 거쳐 수개월 안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키발리스는 2025년 9월 암스테르담에서 설립됐다. BNP파리바·ING·유니크레디트 등 12개 은행이 먼저 모였고, 올해 5월 25개 은행이 합류해 37곳이 됐다. 감독이사회 의장은 전 영국 금융감독청(FSA) 의장 하워드 데이비스(Howard Davies) 경이 맡고 있다. 앞으로는 DNB의 상시 감독을 받는다.
토큰은 소비자에게 직접 팔지 않고 은행·거래소·결제사업자를 통해 유통할 예정이다. 받은 유로는 1대 1로 전액 준비금으로 쌓는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현재 일반 대상 전자화폐 발행이나 결제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토큰 이름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MI는 은행 면허 없이 전자화폐를 발행·환매할 수 있는 EU의 인가 형태로, MiCA는 법정통화 하나에 연동한 EMT의 발행인을 은행이나 EMI로 한정한다.
MiCA 제48조 1항은 EMT를 EU 역내에서 공모하려면 발행인이 신용기관이나 전자화폐기관으로 인가받고, 암호자산 백서를 감독당국에 통지·공시하도록 요구한다. 이번에 갖춘 것은 앞쪽 요건뿐이다. 같은 법 제54조는 EMT를 내주고 받은 자금의 최소 30%를 신용기관의 별도 계좌에 예치하고, 나머지는 같은 통화 표시의 고유동·저위험 자산에 투자하도록 정한다.
일정 표현도 달라졌다. 회사는 5월 보도자료에서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발행 시작 시점을 수개월 안으로만 적었다. 얀올리버 젤(Jan-Oliver Sell)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통화에는 유럽의 규칙이 필요하며 온체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회사는 유럽법에 따라 발행되고 유럽 규제 기준을 받는 유로 표시 온체인 결제 자산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5월 발표에서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유통량 가운데 유로 표시 비중이 0.2%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비엔나의 투자사기 피해자 지원 비영리단체 EFRI는 15일 성명에서 감독받는 유로 토큰이 비규제 대안보다 낫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발행인 인가만으로는 토큰이 결국 누구 손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발행 전 동결과 피해 신고, 책임 문제 등 5개 질문에 공개 답변하라는 요구도 냈다. 키발리스의 다음 단계는 백서 공시와 토큰 이름 발표다.
Be the first to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