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잎 클로즈업. 알로인 일반식품 기준 관련 자료사진

“전체적으로 실태조사”…일반식품엔 없는 알로인 기준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수입 알로에 페록스 일반가공식품 2건의 알로인 함량이 약 1,300~15,000mg/kg으로 나온 사실이 드러났다. 식약처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낸 자료다. 건강기능식품 알로에 겔에는 알로인 10mg/kg 이하 기준이 있지만 일반식품에는 기준이 없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해당 제품을 “최종 부적합”으로 판정했다며, 앞으로 “전체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필요하면 식품 기준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건강기능식품엔 10mg/kg 기준, 일반식품엔 기준이 없다

알로인은 알로에 잎 외피와 황색 수액에 들어 있는 하이드록시안트라센계 성분이다. 과량 섭취하면 복부 경련, 설사,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알로에 겔은 알로인 A·B 합계가 10mg/kg 이하여야 한다. 알로에 겔 100%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일반식품은 사정이 다르다. 남인순 의원은 건기식 알로에는 알로인 함량 기준과 규격을 두고 관리하지만 일반식품에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고 짚었다. 일반식품 원료로 쓰는 알로에에는 알로인 함량 기준도, 이를 확인하는 시험검사 기준도 없다. 식약처도 앞서 9월에 일반식품 알로에의 알로인 기준이 아직 설정돼 있지 않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알로에라도 건기식으로 들어오면 함량 관리 대상이 되고, 일반가공식품으로 들어오면 그 틀 밖에 놓인다.

이번 국감 자료에는 일반가공식품으로 수입된 알로에 페록스를 실제로 검사한 결과가 담겼다.

검사한 2건에서 1,300~15,000mg/kg

알로에 페록스는 남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알로에 품종이다. 검사 대상은 국내에 수입·유통된 일반가공식품 2건이었고, 알로인은 약 1,300~15,000mg/kg 검출됐다. 건기식 기준 10mg/kg과 단순 비교하면 130~1,500배다. 다만 건기식 기준은 알로에 겔 100%에 맞춘 것이고 검출된 제품은 가공식품이어서, 이 배수에는 농축 정도가 반영돼 있지 않다. 식약처는 제조사를 통해 농축계수를 검토 중이다.

오 처장은 알로에 페록스가 식품으로 들어온 것을 검사해 알로인 함량이 높게 나온 제품이 있었고, 이를 “최종 부적합”으로 판정했으며 해당 업체가 “회수·폐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수한 품목과 물량, 부적합 판정의 법적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검사는 2건에 대한 것이고, 시중 제품 전반을 조사한 결과는 아직 없다.

알로에 페록스 관련 기타가공품·기타 농산가공품의 수입 건수도 함께 제출됐다. 2022년 22건에서 2023년 15건으로 줄었다가 2024년 20건, 2025년 28건으로 늘었고, 2026년은 8월까지 10건이다. 2025년 건수는 2023년보다 약 87%, 2024년보다 40% 많다.

알로에 페록스 관련 연도별 수입 건수 막대그래프, 2025년 28건
자료: 식약처(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출 자료, 보도 종합). 2026년은 8월까지

처장은 알로인 함량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앞으로 따로 대응하는 이유로 들었다. 이런 알로에 페록스가 들어올 때 “알로인 함량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살피겠다는 것이다. 해외 기관은 이 성분을 먼저 따로 판단해 왔다.

독일과 EU는 알로인 성분을 어떻게 봤나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은 2017년 11월 의견 032/2017에서 식물성 안트라노이드가 사람에게 발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심이 있다며, 안트라노이드를 함유한 제제는 식품보충제를 포함한 식품에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의견의 대상은 알로에 아르보레스센스의 껍질째 짠 잎 전체 제제다. 안트라노이드가 없는 겔이나 속살 제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BfR은 선을 그었다. 페록스를 겨냥한 판단이 아니고, 발암이 확인됐다는 뜻도 아니다. 의심 단계의 판단이다. BfR은 발암성 의심을 확인하려면 장기 연구가 필요하고 기전을 설명할 자료에도 공백이 있다고 밝혔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17년 11월 22일 의견에서 하이드록시안트라센 유도체를 반대되는 자료가 없는 한 유전독성·발암성 물질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고, 안전한 1일 섭취량도 정하지 못했다. 평가 대상에는 여러 알로에 종이 포함됐으며 주로 알로에 페록스(Aloe ferox)가 명시됐다. 이를 받아 EU는 2021년 3월 18일 규정 2021/468을 내놨다. 하이드록시안트라센 유도체를 함유한 알로에 잎 제제를 규정 1925/2006 부속서 III의 금지 목록(Part A)에 올린 조치다.

EU 법원은 전면 금지를 무효로 봤다

금지 목록 등재가 EU의 마지막 판단은 아니었다. EU 일반법원은 2024년 11월 13일 사건 T-189/21 등 4건에서 규정 2021/468의 알로에 잎 제제 금지 조항을 무효로 판단했다. 양과 무관하게 전면 금지한 것이 규정 1925/2006 제8조의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집행위원회는 2025년 1월 이 판결에 상소했다(사건 C-38/25 P).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은 2026년 7월 15일 이사회에 송부됐고, 채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알로인 계열 성분을 어떻게 다룰지를 두고 해외 기관끼리도 판단이 엇갈린다. 독일과 EU 당국은 성분 자체를 문제 삼았고, EU 법원은 함량을 따지지 않은 전면 금지를 문제 삼았다.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실태조사를 먼저 하고 필요하면 일반식품 기준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사 대상 범위와 방식, 기준 검토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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