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유럽에서 ‘FSD(Supervised)’ 대신 ‘Tesla Assisted Driving’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독일 연방교통부가 10월 6일 기존 명칭을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히자 테슬라가 새 이름을 제안했고, 테슬라 독일 공식 사이트에는 이미 반영됐다. 이름 문제는 정리됐지만 유럽 전역 승인을 둘러싼 논쟁의 초점은 제한속도 초과 기능과 공개되지 않은 시험 데이터로 옮겨갔다.
독일 연방교통부(BMV)는 10월 6일 발표문에서 ‘FSD – Full Self-Driving Supervised’라는 이름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시스템이 운전 전체를 맡는 것이 아니라 가속·제동·조향을 보조할 뿐이고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교통부는 운전자가 안전 운전에 “100% 책임”을 진다고도 적었다. 발표문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 지적을 받고 ‘Tesla Assisted Driving’으로 바꾸겠다고 제안했다.
변경은 실제로 확인된다. 10월 11일 확인한 테슬라 독일 사이트 FSD 페이지에는 ‘Tesla Assisted Driving’이 25회 나오고 ‘Full Self-Driving’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주소 경로와 이미지 파일명에는 ‘FSD’가 남아 있다. 다른 유럽 국가 사이트에 어디까지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이름 변경을 두고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고, 8월 외신 취재 때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빌거 장관은 목표를 “테슬라 운전자들이 EU 전역에서 가능한 한 빨리 ‘보조 주행’의 이점을 누리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EU 전역의 신속 승인을 지지하는 쪽이다. 교통부는 현재까지 결과로 “특히 도심 교통에서 성능이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기능과 책임 문제는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적었다.

승인을 지지하는 쪽에도 근거는 있다. 네덜란드 차량당국 RDW는 4월 10일 FSD Supervised에 네덜란드 내 유효한 유럽 형식승인을 내줬다고 밝혔다.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는 이를 신기술 예외 조항에 따른 잠정 승인으로 설명한다. 효력은 현재 네덜란드에만 미치며 다른 회원국이 인정해야 범위가 넓어진다.
RDW가 6월 17일 내놓은 설명에 따르면 승인 전 평가는 18개월 넘게 이어졌고 시험장·공공도로 시험이 3,000시간을 넘었다. 승인 뒤에는 네덜란드에서 약 4만 대가 약 2,400만 km를 달렸는데 관련 사고 보고는 없었다. RDW는 보고를 연 1회에서 당분간 월 1회로 바꿨다. RDW는 이 시스템이 “자율주행이 아니다”라고 거듭 못 박았다. 운전자가 책임을 지고 항상 통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스템이 운전자의 시선과 손 상태를 감지하고, 주의 부족이 반복되면 기능을 잠시 막는다.
핀란드 교통통신청(Traficom)은 8월 취재에서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한 결정을 “자주 내리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관은 가파르고 굽은 도로와 갑작스러운 오류 상황에서 운전자가 다시 개입해야 하는 문제는 우려했다. 네덜란드 승인을 인정한 나라는 ETSC 집계로 벨기에·체코·덴마크·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슬로베니아 6개국이고, 8개국으로 집계한 보도도 있다. 독일은 이 승인을 아직 인정하지 않았다.
쟁점 하나는 속도다. 교통부는 9월 테슬라와의 협의에서 법정 제한속도를 최대 10%까지 소폭 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합의했고 EU 절차에서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능을 ETSC는 정반대로 본다. ETSC는 9월 29일 입장문에서 운전자가 감지된 제한속도보다 최대 50% 높게 오프셋을 설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속 50km 구간이면 75km까지 설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교통부가 합의했다고 밝힌 것은 “소폭 초과” 수준이고, ETSC가 문제 삼는 것은 운전자가 정할 수 있는 오프셋의 상한이다. 프랑크 뮈체 ETSC 자동화 전문가는 이 기능이 운전자 제어 보조 시스템(DCAS)의 국제 기준인 UN 규정 171호 5.3.7.4.9항이 금지한 기능이라고 주장했다. 뮈체는 “사소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대로 승인하면 모든 제조사에 선례가 된다고 경고했고, 승인 전에 해당 기능을 거부하라고 요구했다. 프랑스 교통장관도 8월 취재에서 과속과 운전자 주의 유지 문제를 들어 현재 형태로는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RDW는 6월 설명에서 제조사의 영업비밀이어서 세부 정보를 항상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리즈대 교통안전 교수로 유럽 자동주행 규정 형성에 참여한 올리버 카스텐은 “시험 세부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공익이 걸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뮈체는 당국이 일을 했다고 대중이 믿어야만 하는 상황은 “불충분”하다고 했고, 노르웨이 도로청은 네덜란드 데이터가 테슬라 웹사이트의 통계와 다르다고 짚었다. 독일·노르웨이·덴마크 등 6개국 당국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시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10월 7일에는 테슬라가 내세운 안전 주장의 근거 연구에 결함이 있다는 로이터 자체 조사 보도도 나왔다.
이 쟁점들은 EU 표결로 모인다. 전역 승인에는 자동차기술위원회(TCMV) 표결과 집행위원회 승인이 필요하고, 가결 요건은 회원국 55%와 EU 인구 65%의 찬성이다. 표결 시기는 8월엔 10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후 빨라야 12월로 밀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름표는 바뀌었어도 제한속도 초과 기능을 둘러싼 독일 교통부와 ETSC의 입장, 시험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RDW와 카스텐 교수·ETSC의 입장은 표결을 앞둔 지금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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