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시세 전광판의 숫자. 자료사진

“졸속” 반박…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개인 손실 6.3조 사과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입은 투자자 손실에 다시 사과했다. 이 위원장은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고, 이 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국회에 낸 집계로는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개인 투자자 손실이 6조3,130억 원이다. 이 중 63%는 8월 14일 종가 기준 평가손실이다. 같은 자리에서 이 원장은 심사를 졸속으로 했다는 지적에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사과와 반박이 같은 날 나온 배경에는 상장까지 걸린 기간을 둘러싼 공방이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심사가 빨랐다는 자료를 앞세웠고 금감원장은 법정 심사기한을 지켰다고 맞섰다.

금감원 집계 개인 손실 6조3,130억 원, 63%는 평가손

집계 대상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에서 단일종목 ETP(ETF·ETN)를 거래한 개인 계좌다. 기간 중 한 번이라도 매매한 계좌의 실현손익에, 보유 잔고를 매입원가와 견준 평가손익(8월 14일 종가 기준)을 더했다.

단일종목 ETP 개인 손실 구성 막대그래프. 실현손실 2조3,242억 원, 평가손실 3조9,888억 원
합계 6조3,130억 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 개인 계좌, 2026년 5월 27일~8월 14일. 자료: 금융감독원(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 제출, 10월 21일)

실현손실 2조3,242억 원, 평가손실 3조9,888억 원으로 평가손실이 63%를 차지한다. 평가손실은 팔지 않은 잔고를 8월 14일 종가로 계산한 값이라 확정 손실이 아니며 이후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7월 말 집계 6조33억 원보다는 3,097억 원 늘었다. 실현손실은 3,604억 원 늘었고 평가손실은 507억 원 줄었다.

연령대로 나누면 40대가 2조530억 원, 50대가 1조8,655억 원이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3조9,185억 원으로 전체의 62.1%다. 30대는 1조912억 원이다.

10월 8일 국감에서 오간 추정치와는 대상과 기준이 다르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54조 원은 산출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7월 논평에서 낸 56조3,000억 원은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전체가 대상이다. 당시 이 위원장이 인용한 금감원 집계 약 2조3천억 원도 10개 증권사의 8월 14일까지 매매손실이었다. 이번 집계는 여기에 평가손실을 더했다. 당시 공방은 10월 8일 기사에 정리했다.

상장까지 29일, 올해 상장 ETF 평균 62일의 절반

의원들이 함께 문제 삼은 대목은 상장 심사 속도였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19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를 내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은 4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5월 27일 상장까지 29일이 걸렸다. 올해 1월 2일부터 5월 27일까지 상장한 ETF 81개의 평균은 62일이다. 두 값 모두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같은 방식으로 셌다. 29일은 평균의 절반에 못 미친다. 박 의원은 이 격차를 심사가 빨랐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종합감사 사흘 전의 일이다.

박 의원은 이 심사를 변칙과 졸속이라고 규정했다. 같은 국감에서 이 원장은 4월 중순쯤 금융위가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었다며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결과를 두고는 매우 무거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장 “졸속 심사” 반박, 법정 기한 15일 안에 수리

사흘 뒤 종합감사에서 이 원장은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내놨다. “상품을 졸속 심사했다는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증권신고 법정 심사기한 15일 안에 상품 구조와 핵심 위험을 심사했고 15일이 됐을 때 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19일 “빨리” 발언이 보통 거래소 예비심사를 거친 뒤 금감원에 오던 증권신고가 이번에는 곧바로 금감원에 접수돼 두 절차가 병행됐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거래소 상장예비심사와 금감원 증권신고 심사는 별개 절차인데 이번에는 동시에 진행됐다. 거래소는 단일종목 ETF의 지수 구조가 단순해 심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입장이다.

의원실 자료의 29일은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신청부터 상장까지의 기간이고, 이 원장이 말한 15일은 증권신고 법정 심사기한이다. 두 숫자는 재는 구간이 다르다.

국회 본회의장 내부. 자료사진
국회 본회의장. 자료사진. 출처: Pixabay

폐지엔 신중론, 결정권자 공개 요구는 남았다

폐지론을 두고 이 위원장은 신중하게 답했다. 기존 투자자의 재산권 문제가 걸려 있어 즉각 폐지는 어렵다고 했고 지금은 여러 조치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측면에서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는 말도 했다. 금융위는 7월 16일 관계기관 합동 보완방안을 내놓고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질의에 나선 의원은 모두 국민의힘이었다. 김재섭 의원은 손실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며 도입을 누가 결정했는지 진상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박성훈 의원은 협의가 이뤄진 장소와 참석자, 최종 결정권자를 공개하라며 결정은 누가 하고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따졌다. 박준태 의원은 입장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 신동욱 의원은 폐지를 검토하는지 물었다. 증권사·운용사 증인은 채택되지 않았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종합감사 하루 전인 21일 성명에서 현행 금융감독체계를 도입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노조는 금융위가 쥔 금감원 지도·감독·예산 승인 권한을 국회로 옮겨 경영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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