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일 1,335.1원에 마감해 2024년 10월 4일(1,333.7원)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6월 말 1,549.4원보다 214.3원(13.8%) 내린 것으로, 7월 2일 고점 1,555.8원과 비교하면 220.7원 낮다. 8월 경상수지가 461억1,300만 달러 흑자를 내는 등 달러 유입이 이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이 내리면 달러 한 장을 사는 데 드는 원화가 줄어든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올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서울 외환시장 종가(15:30)로 보면 환율은 7월 2일 1,555.8원을 정점으로 꺾였다. 7월 31일 1,424.0원, 9월 9일 1,336.1원까지 내려갔고 9월 30일에는 1,352.8원이었다. 3분기 동안 12.69% 내렸고, 7월 2일 고점에서 12일 종가까지 낙폭은 14.19%에 이른다. 분기 평균 종가(단순평균)로 봐도 2분기 1,501.6원에서 3분기 1,418.6원으로 83원 낮아졌다.
10월 들어서도 흐름은 같았다.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내려 1,350.6원에서 1,338.5원이 됐고 9일 1,342.8원으로 잠깐 오른 뒤 12일 전 거래일보다 7.7원(0.57%) 내린 1,335.1원에 닿았다. 직전 최저 종가였던 9월 9일 1,336.1원과는 1원 차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 장중에는 한때 1,333.2원까지 내렸는데, 2024년 10월 4일 장중 저점(1,331.3원) 이후 가장 낮다. 13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345.1원에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10월 5일 102.54로 올해 최고를 찍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49%까지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 달러가 강한 흐름 속에서도 원화는 따로 움직였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달러 강세 흐름 속에서 타 주요국 통화와 달리 원화는 “차별화됐다”고 짚었다.
차이는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의 양에서 나온다. 8월 경상수지는 461억1,300만 달러 흑자였고, 이 가운데 상품수지가 468억1,210만 달러 흑자였다. 5월 386억1,000만 달러, 6월 497억3,000만 달러, 7월 420억8,000만 달러에 이어 넉 달째 400억 달러 안팎의 흑자가 이어졌고 1~8월 누적은 2,79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96억7,000만 달러)의 약 4배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흑자가 큰 가운데 주요 수출기업이 달러 매도로 “돌아서면서”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발 더 나아갔다. 경상거래로 들어오는 외화가 기존 예상보다 커지면서 시장의 “달러 공급 여력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달러를 사려는 힘이 세졌지만 국내로 밀려드는 달러가 이를 눌렀다. 문다운 연구원은 환율이 1,330원대였던 과거와 견주면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더 많아졌다고도 했다. 세 견해를 종합하면 이번 원화 강세의 무게는 해외 요인보다 국내 공급 요인 쪽에 있다.
그렇다고 상승 재료가 사라진 건 아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월 7일 약 2조6,000억 원, 12일 2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식을 팔고 받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는 환율을 밀어 올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반도체 기업의 원화 환전 물량이 “다소 잦아든” 가운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과 대미 투자 집행 같은 변수가 겹치면 단기적으로 1,400~1,42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9월 11일 단기적으로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이후에는 추가 하락 폭이 제한되고 연말에는 1,400원대 초반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전망은 모두 지금보다 높은 수준으로의 반등 가능성을 열어 둔다.
기관들의 전망은 기간마다 범위가 다르다. 문다운 연구원은 4분기 환율을 1,280~1,420원으로 내다봤다. 12일 종가 1,335.1원에서 하단은 55.1원 아래, 상단은 84.9원 위여서 오르내림 어느 쪽도 닫아두지 않은 범위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연구위원은 한 해 더 멀리 내다보고 2027년 범위를 1,200~1,450원, 연평균을 1,280원으로 제시했다. 연평균 1,280원은 12일 종가보다 55.1원 낮다. 박 위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2026년에 이어 2027년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조건을 분명히 달았다. 경상흑자가 월 500억 달러씩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내년 상반기 말~하반기 초에 환율이 1,200원대에 들어설 수 있다고 봤다. 지난 넉 달간 월별 흑자는 386억~497억 달러로 500억 달러에 못 미쳤다. 올해 4분기 전망(1,280~1,420원)과 2027년 전망(1,200~1,450원)은 모두 지금보다 낮은 쪽과 높은 쪽을 함께 열어 두고 있고, 그 사이를 가르는 변수로 경상흑자가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꼽힌다. 9월 국제수지는 11월 초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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